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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A TASTE OF INK

by BGK99 2019. 10. 2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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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  미친 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  (마이클 부스 지음)

 

행복지수, 평등, 교육, 삶의 질 등 나라 별 순위에서 항상 1, 2위를 다투는 북유럽 국가들. 영국사람이자 덴마크에 10년간 거주한 작가 마이클 부스는 서양 외부 언론이 북유럽의 좋은 면만 조명하는 것을 우려한다. 이에 직접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핀란드 5개을 탐방하며 진실을 파헤친다. 

 

나 역시 북유럽에 대한 막연한 부러움이 있다. 이 책을 든 이유도 그 환상을 깨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읽어보니 어느정도 도움은 되었다. 인종차별, 너무나 높은 세금, 서서히 약화되는 사회적 평등 등 각 국가가 가진 사회적 문제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한국과 비교하여 너무나 따분한 삶과 단일주의(같은 돈을 벌고, 같은 니트를 입는 등 튀는 것이 용인되지 않는 모습)도 꽤나 숨막혀 보인다. 북유럽을 하나로 묶기에도 맞지 않다. 이 책은 5개 국가를 한 챕터씩 분리하여 구성했다. 그게 맞다고 느낀 것이 각 국가가 처한 상황도 다르고 사람들도 꽤나 달라 보였다. 지역을 통칭하여 북유럽이라고 할 수는 있어도, 문화적, 정서적으로 5개국을 북유럽 하나로 퉁치는건(?) 아니다 싶다.

 

반면 우리보다 나은 부분은 그 격차가 너무나 커 보였다. 막연한 부러움이 보다 확실해졌다. 첫째, 어느 지역에서도 같은 수준의 교육을 한다. 인프라가 동일하니 자녀교육 때문에 이사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내 딸은 고작 5살임에도 앞으로 교육을 위해 어떤 동네로 가야 하는 지를 항상 생각하는데 말이다.

 

둘째, 두터운 상호신뢰가 있다. 정부와 타인을 믿는다. 남이 나를 등쳐먹을 걱정이 없다. 다른 사람을 이기기 위해 경쟁을 할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의 신뢰지수가 바닥이라는 예전 기사가 기억이 나서 인터넷 검색을 보니 에델만 상호지수라는 것이 있더라. 매년 각 국가 별로 ①정부, ②기업, ③언론, ④NGO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를 조사한다. 2018년 지수를 보니 그나마 바닥은 면하고 있었다. 나 역시 뭐 하나 믿음을 가지는 곳이 없다. 우측도 안 믿고, 좌측도 못 믿겠다.

 

작가는 삐딱한 시선으로 책을 시작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책 제목처럼 북유럽 국민들을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으로 보는 듯 하다(원서 역시 『The Almost Nearly Perfect People』이다.). 북유럽, 훌륭한 곳임에는 분명하다.

 

아, 한가지 더. 책 제목의 부제가 『미친 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이다. 근데 책에 웃긴 부분이 없는데? 번역 때문일까 아니면 북유럽 자체가 따분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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